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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을 빛낸 유행가

말방울 벗 삼아 정처 없이 타관땅 떠도는 나그네의 노래, 진방남의 '마상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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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영화 흘러간 옛노래에서 진방남이 노래하는 모습(1960년)

"장에서 장으로 가는 길의 아름다운 강산이 그대로 그에게는 그리운 고향이었다.

반날 동안이나 뚜벅뚜벅 걷고 장터 있는 마을에 거지반 가까왔을 때 거친 나귀가 한바탕 우렁차게 울면 더구나 그것이 저녁녘이어서 등불들이 어둠 속에 깜박거릴 무렵이면 늘 당하는 것이건만 허생원은 변치 않고 언제든지 가슴이 뛰놀았다."(이효석 ‘메밀꽃 필 무렵’ 중)

 
백 년 전만 해도 흔히 볼 수 있는 정경이었다. 다 끝난 잔칫상 모양 어수선하고 심란하기까지 한 파한 뒤의 장거리.
 
허기에 조여드는 허리를 막걸리 한 사발로 달래놓고 주섬주섬 짐을 꾸려 나귀등에 싣고, 다음 장을 향해 떠나야 하는 장꾼들, 나귀 목에 짤랑대는 방울 소리가 귀여운 것이 오히려 애처롭게 마음을 간지르는 풍경이었다.
 

진방남의 마상일기 가사지
진방남의 마상일기 SP음반

"밤이새면 장거리에 풀어야할 황아짐 / 별빛잡고 길을물어 가야할 팔십리란다 / 나귀목에 짤랑짤랑 향수피는 방울소리 / 구름 잡고 도는 신세 발길이 섫다
 
경상도다 전라도다 충청도에 강원도 / 오양간에 나귀몰아 조바심 몇 십년이냐 / 길 동무의 입을 빌어 더듬어 본 추억속에 / 말만 들은 옛 고향에 처녀를 본다
 
황혼 들면 주섬주섬 다음 장을 손꼽아 / 선잠 깨인 벼갯머리 세월은 주마등이냐 / 동쪽에서 잔을 들고 서쪽에서 사랑 푸념 / 울고 가자 당나귀야 방울 울리며"(고려성 작사 홍갑득 작곡 1940)
 
'마상일기'는 경쾌한 리듬과 곡조로 나귀등에 짐을 싣고 장에서 장으로 떠도는 장꾼의 신세를 잘 묘사한 '진방남'의 대표곡이다.

이 노래는 1940년 태평레코드사에서 발표가 되었고 고려성 작사 홍갑득 작곡으로 만들어졌다.

 
노래의 내력은 다음과 같다. 1930년대 하반기로 접어든 해의 어느날, 한 청년이 작곡가 이재호를 찾아 태평 레코드사 문예부로 들어섰다.
 
고향은 대구, 이름은 홍갑득이라고 자기소개를 한 그는 자작 가요의 악보라면서 느닷없이 오선지 한 장을 내밀었다. 그것을 받아 든 이재호는 그대로 쓸 만하다고 느꼈던지 곡을 '고려성'에게 돌려 작사를 의뢰했다.
 
그래서 탄생한 것이 이 '마상일기', 노래는 당시 태평 레코드사에서 욱일승천의 기세에 있었던 '진방남'에게 맡기기로 했다.

1960년대 초 리바이벌된 마상일기 음반 표지(오스카 레코드)
KBS 한국방송 가요무대에서 작곡가 박시춘(지휘)이 함께 출연한 모습( 1986년 8월 18일 방송)

그 무렵만 해도 우리나라에는 녹음시설이 없었던 터라 모든 가요의 녹음은 일본으로 건너가 해오고 있었다.
 
당시 녹음차 일본 오사카에 있는 본사 스튜디오로 가는 길에 비 오는 거리를 달리는 자동차 소리에서 악상을 얻어 작곡가 이재호가 편곡해 녹음하였다고 한다.
 
지금도 가끔 방송에서 들을 수 있는 '마상일기'는 정처 없이 떠도는 나그네의 정서를 잘 묘사한 작품으로 여전히 듣는 이의 감성을 자극한다.
 

■ 진방남의 '마상일기' 감상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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