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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로니의 나뭇잎에 잔별이 지면 / 정열에 불이 타던 첫 사랑의 시절 / 영원한 사랑 맹세하던 밤 / 아아아 아아아아 흘러간꿈 / 황혼의 엘레지
황혼이 되면 지금도 가슴을 파는 / 상처에 아픈 마음 다시 새로워 / 눈물을 먹고 이별하던 밤 / 아아아 아아아아 흘러간 꿈 / 황혼의 엘레지
위 노랫말은 서울음대에서 성악을 전공하였고 프랑스에 샹송 유학을 다녀온 한국 최초의 샹송 전문 가수 최양숙의 '황혼의 엘레지'(박춘석 작사․작곡)이다.
'황혼의 엘레지'는 최양숙이 1965년 가요계에 공식 데뷔하면서 자신의 이름으로 낸 첫 발표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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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황혼의 엘레지' 첫 녹음 가수는 1950년대 연극과 뮤지컬 배우로 활동하던 '백일희'(본명 이해주)이었다. 그러나 가수가 곡의 소화에 자신이 없었던지 전혀 반응이 없었다.
이를 다시 샹송 계열의 가수인 '최양숙'에게 재녹음시켜 발표했던 것이 뜻밖에 좋은 반응을 얻어 리메이크 히트를 기록하였다.
그러고 보면 같은 곡이라도 그 곡을 완전히 소화해서 자신의 색깔로 표현한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를 느끼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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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로니에 나뭇잎에 잔별이지면/ 정열에 불이 타 첫사랑의 시절/ 영원한 사랑 맹세하던 밤/ 아~아~아~ 아아~아/ 흘러간 꿈 황혼의 엘레지“....
누구나 첫사랑에 대한 비밀의 추억을 간직하고 있다. 그리고 첫사랑에 실패했더라도 그 추억은 가끔 되살아나는 것이다. 그리고 첫사랑을 속삭이면서 누구나 “영원한 사랑”이 되자고 새끼손가락을 걸며 약속 안 해본 사람도 드물 것이다.
그러나 첫사랑의 연인들은 결합하지 못하고 헤어지고 만다. 세월이 흘러 먼 훗날 그들이 돌연히 해후하거나 소식을 들었을 때의 감회 또한 새록새록 피어오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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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혼의 엘레지>는 그런 내용에다가 주인공(여자)의 지금 현실이 그렇게 행복하지 못하다는 것을 암시해준다. 아마 어느 술집에서 술잔을 채우는 여인으로 생각해도 무방할 것 같다.
술좌석에 나갔다가 손님 중에 첫사랑의 연인이 있었다면 얘기는 더욱 드라마틱해진다. 바로 이런 날 밤 여자의 마음이 이 노래의 정감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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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은 영탄적이고 절망한다는 분위기가 이 노래의 매력으로 꼽히고 있다. 그리고 <최양숙>의 요염한 음색으로 곡의 영탄적이고, 허무적인 감정은 오늘날 우리의 추억을 애잔하게 재현해주고 있다.
특히 최양숙은 '황혼의 엘레지'로 1966년 제2회 TBC 방송 가요대상 가수상을 받으면서 1960년대를 대표하는 최정상 가수 대열에 합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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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대중가요 사상 가장 우아하고 아름다운 외모와 성악으로 다져진 클래식한 창법은 '대중가요의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는 호평을 끌어냈다.
■ 황혼의 엘레지 / 최양숙 감상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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