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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님은 누구일까 어디 계실까/ 무엇을 하는님일까 만나보고 싶네/ 신문을 보실까 그림을 그리실까/ 호반의 벤취로 가봐야 겠네
내님은 누구일까 어디 계실까/ 무엇을 하는 님일까 만나보고 싶네/ 갸름한 얼굴일까 도둠한 얼굴일까/ 호반의 벤취로 가봐야 겠네
내님은 누구일까 어디 계실까/ 무엇을 하는 님일까 만나보고 싶네/ 회사엘 나가실까 학교엘 나가실까/ 호반의 벤취로 가봐야 겠네. (*허밍 코러스 :계수남 / 휘파람: 강수향)
위 노랫말은 이보라 작사, 황문평에 의해 작곡되어 가수 권혜경, 강수향에 의해 불린 '호반의 벤치'이다.
호반의 벤치는 자유연애 물결이 유행하던 시대에 탄생한 노래이다.
특히 우리나라에서 중매에서 소개팅에서 자유연애로 가는 과정의 시대 상황을 잘 표현한 노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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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노래가 처음 전파를 타기 시작한 것은 1961년 KBS의 연속방송극 '호반에서 그들은'이란 러브 스토리의 주제가로서였다.
그 뒤 15일만에 방송극 자체는 사정에 의해 중단되었지만, 주제가만은 살아남아 가수들이 애창하는 연주곡목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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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 사춘기에 접어든 소녀의 순정은 미처 보지도 못한 임을 향해서도 꿈이 많은 것일까? 마지 고개를 갸웃거리며 어느 날엔가는 만나게 될 님의 이 노래는 조용히 소녀들의 마음속에 스며 퍼졌다.
이렇게 해서 이 노래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수가 늘어나자 그때까지 연예계의 사각지대에 묻혀있던 '호반의 벤치'는 어느 사이엔가 음반업계의 인기 품목에 오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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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의 출반은 킹스타 레고오드사, 방송국의 음악 담당자를 통해 작곡자인 황문평에게 명목만의 촌지를 전하고는 음반을 발표했다. 그것도 개국초인 MBC 문화방송의 방송용 녹음을 그대로 복사해서 음반을 제작하였다고 전해진다.
그런데 어떻게 된 영문인지 곧 뒤따라 오아시스 레코드사(현재의 오아시스와는 다름)에서도 '호반의 벤치'를 음반으로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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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해서 거의 동시에 같은 음반을 내놓게 된 두 회사는 물론 정면 대결을 면할 수 없게 되었고, 그렇지 않아도 말 많은 곳에 말이 많게 되었다. 급기야는 당시 신문에서조차 작곡자가 작품을 이중으로 양도했다고 해서 성토하기에 이르고...,
그러나 작곡자는 '호반의 벤치'와 상관해서 받은 작품료는 킹스타 레코드사에서의 촌지가 전부였다고 씁쓸하게 술회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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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뒤 1964년 작곡자는 동남아 순회 순방길에 대만에 들렀을 때, 대만 측의 요청으로 가사를 중국어로 번역하여, 중국 가수를 시켜 녹음하였다. 그래서 '호반의 벤치'는 나라 밖으로 수출된, 많지 않은 우리 가요의 하나가 되었다.
■ 호반의 벤치-권혜경 감상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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