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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몸이 죽어 한 줌의 흙이 되어도/ 하늘이여 보살펴 주소서/ 내 아이를 지켜 주소서/ 세월은 흐르고 아이가 자라서/ 조국을 물어오거든/ 강인한 꽃 밝고 맑은 무궁화를 보여주렴/ 무궁화 꽃이 피는 건/ 이 말을 전하려 핀단다/ 참으면 이긴다 목숨을 버리면 얻는다/ 내일은 등불이 된다 무궁화가 핀단다
'무궁화'는 심수봉 자신이 시를 쓰고 곡을 붙였다. 우연히 국립묘지에 갔다가 무명 용사의 비문을 보고 쓴 곡이다.
한 송이 무궁화를 보며 우리는 이 땅을 사랑하다 눈 감지 못하고 죽은 넋을 느낀다.
그 넋은 후손에게 할 말이 있어서 꽃으로 핀다. 그 말은 '참으면 이긴다. 목숨을 버리면 얻는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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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노래는 1985년 5월 지구 레코드사에서 출반된다.
그런데 객관적으로 볼 때 당시 금지할 만한 이유가 없었지만 가사의 내용 중 '포기하면 안된다', '눈물 없인 피지 않는다'가 국민을 선동한다는 이유로 방송에서 이 노래는 금지되고 만다.
특히 노래를 짓고 부른 심수봉 자신이 박정희 대통령이 시해되던 역사적인 자리에 동석해 있었다는 사실이 문제가 되었던 것으로 알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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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수봉 그녀가 화면에 나타나거나 그녀의 노래가 전파를 타면 국민이 박정희 대통령 시해 사건을 화제 삼게 되고 그러다 보면 그 사건을 기회 삼아 우격다짐으로 권력을 잡았던 5공 당사자들에게 부담이 된다는 속셈이었다.
사실 심수봉은 1977년 MBC 대학가요제에 출전, 비음의 독특한 음색과 가창력, 그리고 뛰어난 피아노 연주 솜씨로 관계자들의 주목을 받았던 여성 가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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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활발한 활동으로 1970년 후반 최고의 가수로 칭송되며 1978년 10대 가수상을 받았던 그녀지만 ‘1979년’ 정치적 소용돌이에 휘말리는 불운을 겪으며 타의에 의해 가요계를 떠나게 된다.
그러나 사람들은 그녀를 기억해주었다. 그리고 팬들의 열망 때문에 1980년대 중반 가요계에 복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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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블루스 적인 음성과 동양적인 감성이 어울린 뉴트롯 스타일인 '남자는 배 여자는 항구' 같은 노래도 불렀고, 영화 '와이키키 브라더즈'에서 변두리 삼류 인생들이 무대에서 부르는 여주인공의 노래 '사랑밖엔 난 몰라'같은 샹송 적인 뉘앙스가 담긴 노래도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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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오늘날 심수봉의 노래 중 '무궁화'는 역사의 물결 속에 휩쓸려 사라진, 우리 민족의 아릿한 아픔을 가장 잘 표현해주고 있는 노래 중 하나다.
그것은 어리던 아이가 자라서 조국을 묻거든 무궁화를 보여주라고 당부한다. 아이는 무궁화를 보고서 그 말을 알아듣게 될 것이다.
이 노래에서 무궁화는 조국을 사랑했던 한 조상의 그리운 얼굴이요, 애끓는 마음이다.
■ 심수봉의 무궁화 감상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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