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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라면 하지 말 것을/ 처음 그 순간 만나던 날부터/ 괴로운 시련 그칠 줄 몰라/ 가슴 깊은 곳에 참았던 눈물이/ 야윈 두 뺨에 흘러내릴 때/ 안개 속으로 가버린 사랑/ 괴로운 시련 그칠 줄 몰라/ 가슴 깊은 곳에 참았던 눈물이/ 야윈 두 뺨에 흘러내릴 때/ 안개 속으로 가버린 사랑
29살의 젊은 나이에 급성 신장염으로 세상을 떠난 배호(1942~1971)의 노래에는 유난히 ‘안개’와 ‘비’라는 단어가 많이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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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배호의 대표곡 중 하나인‘안개 속으로 가버린 사랑’은 전우 작사, 나규호 작곡으로 1967년에 발표된 명곡이다. 이 곡은 천재 작사가 전우가 1968년 TBC 가요 작사상을 받기도 했다
원래 작곡가 나규호의 본명은 나수성, 1935년 함경북도 태생이며, 1960년도에 연세대학교 음악대학 작곡과를 졸업한 정통적인 음악인이다.
그가 대학을 졸업하고 4~5년 되었을 무렵, 그는 작사가 전우로부터 가요 작고에 손을 대보라는 권유를 끈질기게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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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우는 이미 알려진 유명 작사가. 그는 타성에 빠진 가요계에 신풍이 일게 하기 위해서는 정규 음악교육을 받은 신진 작곡가가 더욱 많이 참가해야 하며, 그래야만 우리 가요의 수준을 예술적인 데에까지 높일 수 있다고 생각했다.
어떻든 그의 권유에 따라 만든 최초의 곡이 이것이었다. 막상 여기에 가사를 붙여 달라고 곡을 넘겨받은 전우는 무거운 부담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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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만들어진 선율에 가사를 붙이기란 독립적으로 가사를 쓰는 것보다도 몇 배나 힘이 드는 일이다. 그 까닭은 가사가, 이미 만들어진 선율이 나타내거나 적어도 나타내려고 의도하는 이미지를 충실히 나타낼 수 있어야 한다는 제약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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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구나 곡은 자기가 강권해서 만들게 한 처녀작이다. 만일 가사가 곡에 미흡하여 곡을 죽이기라도 한다면 그는 다시는 가요에 손대지 않으려 할 것이 분명했다.
사세가 이러니 비록 노련한 작사가인 전우였지만 신중하지 않을 수 없었다. 거기에 곡은 슬로우락, 잔잔한 독백과도 같은, 그러나 깊은 우수를 간직한 선율은 종래의 가요스타일과는 완전히 다른 것이었으니 가사를 붙이기가 더욱 힘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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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든 고심 끝에 만들어진 가사가 '안개 속으로 가버린 사랑', 굳이 일반적인 가사형식을 따라 1.2절을 달리 만들지 않고 일절을 되풀이 부르게 한 것도 어쩌면 더 만들 수 없는 고충을 이렇게 해결한 것인지도 모른다.
결국 이 곡이 작곡가 나규호의 데뷔작으로 성공했으며 그는 '누가 울어', '안녕' 등 연타를 날려 가요 작곡가로서의 위치를 굳혔다.
■ 배호의 '안개속으로 가버린 사랑 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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