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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개 낀 장충단 공원'은 1967년 8월 발표한 노래로 '돌아가는 삼각지'와 함께 큰 인기를 얻은 배호의 출세작이다.
이 노래는 그가 남긴 노래 가운데 누구나가 배호를 연상할 만큼 배호의 저음으로 잘 알려진 그의 히트곡이다.
그가 무대에 서서 흐느끼듯, 그리고 폐부를 쥐어짜듯 이 노래를 부를 때면 듣는 사람들은 그 노래의 박진감에 눌려 숨소리마저 죽일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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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곡은 배상태, 그가 배호를 기용해서 발표했던 제1탄 '돌아가는 삼각지'에 이은 제2탄으로 당시 거리에 나가면 누구나 호기심과 선망의 눈길로 배호를 바라보기 시작했다.
인기가 오르자 돈이 따랐다. 어두컴컴한 골방에서 전셋집으로 이사하던 날 배호 어머니는 자꾸만 눈물을 감췄다.
그러나 배호의 건강을 더욱더 악화시킨 것은 신장병이었다. 배호의 신장병은 회복이 어려웠다. 귀족에게나 어울릴 절대 안정과 휴식이 필요한 악 병이었지만 배호는 여전히 노래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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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상태가 청량리 위생병원의 신장병 전문의 독일인 의사에게 배호의 건강을 부탁했다. 덕분에 4개월간의 입원으로 몸이 많이 좋아진 뒤 새로 녹음한 노래는 최치수 작사 배상태 작곡의 '안개 낀 장충단 공원'이었다.
1966년, 서울의 인구가 지금 같지 많지는 않을 때였다. 을지로 6가를 우로 돌아 곧장 1킬로 남짓 가노라면 막다른 곳에 흐르는 물이 고인 엿못이 있고 고목이 울창한 산골짜기가 나타난다. 바로 이곳이 장충단 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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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음과 공해와 오염된 공기에 시달리는 도시인들이 잠시의 여가를 훔쳐 이곳을 산책하면서 도시 속의 자연을 즐기는 곳이었다.
더욱 사랑의 밀어를 나누고 싶어하는 연인들에게는 정다운 나무그늘을 제공하는 곳, 그래서 장충단 공원에는 젊은 연인들의 모습이 흔히 눈에 띄었다.
이 무렵 작곡가 배상태도 이곳을 즐겨 산책하는 사람의 하나였다. 그는 냇물 하며 앉기 좋은 바위며, 시원한 나무 그늘을 찾아 발을 멈추고 곡상을 떠올리게 된다. 그러한 그의 눈에 문득 뜨인 것이 많은 사랑의 사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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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위며 나무 등에 남겨진 이름과 연월일과 사랑의 말들은 모두가 깊은 맹세를 담은 것들이었다. 또 그 자체가 아늑한 골짜기로 이루어진 장충단 공원은 이른 아침녂이면 짙은 안개가 끼기 일쑤였다.
그런 날 새벽 공원의 안갯속을 거닐다 보면 이따금 짙은 안개의 장막 속에 남의 눈을 꺼리듯 나무그늘을 더듬는 여인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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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개낀 장충단 공원 누구를 찾아왔나/ 낙엽송 고목을 말없이 쓸어안고/ 울고만 있을까 지난날 이자리에/ 새긴 그이름 뚜렸이 남은 이 글씨/ 다시 한번 어루만지며 돌아서는 장충단 공원
가사가 말하듯, 안개 자욱한 고요한 공원에서 잊어버린 사랑에 이제는 허사가 된 맹세의 말들을 어루만지면서 흐느끼는 영상을 그린 노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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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과 가사와 배호의 저음과 그 흐느끼듯 하는 창법이 어울려 완전히 이러한 이미지를 소화해 낸 데에서 보기 드문 히트를 한 노래이다.
특히 이 곡이 크게 히트하자 1971년 남한 감독이 연출한 동명의 영화로도 제작되었다.
■ 안개 낀 장충단 공원 - 배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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