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보 정말인가요 이렇게 떠나시다니 / 기적소리 구슬퍼 바람도 울고 섰는데 / 하고 싶은 말들이 너무 많아 못하고 / 그늘 뒤에 숨어서 혼자 깨무는 입술 / 여보 정말인가요 이렇게 떠나시다니
하고 싶은 말들이 너무 많아 못하고 / 그늘 뒤에 숨어서 혼자 깨무는 입술 / 여보 정말인가요 이렇게 떠나시다니 / 이렇게 떠나시다니 이렇게 떠나시다니
위 노랫말은 '전우' 작사 '남국인' 작곡 가수 '이수미'가 부른 '여보'다. 대부분의 노랫말은 작가의 상상 속에서 만들어졌으나 이 노래는 작사가 전우의 이야기를 가요화하여 발표한 노래 중 하나이다.
노래를 작사한 '전우'는 어느 여인을 생각하고 노랫말을 만든 것일까? 이 노래는 불행한 사생활로 별거 중이었던 '전우'가 부인 '안문희'에게 바쳐지는 사랑의 비가이다.
문화촌 쓸쓸한 집에서 그의 아들과 단둘이 지내며 전우를 외면하던 안문희에게 생활비를 전해주러 갔다가 돌아온 어느 날 , '전우'는 취한 가슴으로, 떨리는 손끝으로 '여보'를 썼다.
하지만 아내 안문희는 돌아오지 않는다. 그녀의 차분한 미소도, 윤기 있는 목소리도 돌아오지 않는다. 다만 그녀는 이혼을 원했다. 그것은 전우와의 미래를 기약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아내 안문희는 그 겨울에도 그다음 겨울에도 그리고 수십 번의 겨울이 찾아왔어도 끝내 돌아오지 않았다. 그녀는 평생을 독신으로 보낸다.
특히 이 곡은 1985년에 트로트와 잘 어울리는 음색을 가진 가수 '윤민호'가 1985년 지구 레코드사에서 녹음하여 다시 알려지기도 했다.
'전우'의 부인 안문희는 개성이 고향이며, 전우와는 1936년생 동갑이다. 경기, 이화 사이의 미팅을 계기로 전우와 만난 '안문희'는 공부를 뛰어나게 잘했다. 이화여중을 수석으로 졸업했고 이화여고에서도 전 학년 우등을 달린다. 특히 하얀 얼굴과 생기 넘치는 이지적인 눈동자가 귀여웠던 여학생이었다.
이 노래의 작사자는 전우. 평안남도 진남포에서 태어났고, 3남 3녀 중 장남이다. 서울 문리대 철학과를 졸업했고 연예 잡지 아리랑 (당시 편집장은 시인 전봉건, 소설 기고자는 토지의 박경리, 드라마의 귀재가 되는 김수현 등이었다)에 입사하여 국내 최초의 가요 기자로 활동했다.
'저녁 한때 목장 풍경','밀짚모자','저 꽃 속에 찬란한 빛이','향토 예비군가' 등의 작사가이며, 소공동 은성싸롱에서 노래하던 아마추어 통기타 가수'이연실'을 발굴해낸 제작자이기도 하다.
아무튼 안문희는 돌아오지 않았다. 그 대신 정신적인 병을 앓기 시작했다. 안문희는 전우를 용서하지 않았다.
이런 작사가 '전우'의 인생 파노라마를 알게 되고 이수미의 ‘여보’를 들으니, 노랫말처럼 아무리 잊으려 애쓰고 또한 잊었다. 있었노라 되뇌어 보아도 결국 잊지 못하고 이별에 앞에선 남자의 아픔을 느끼는 것 같다.
가수 이수미는 1952년 전남 영암군 출생으로 1971년 《때늦은 후회지만》으로 데뷔하였다. 1972년 발표한 '여고 시절'이 당대의 히트곡이 되면서 톱스타 반열에 올랐다.
특히 허스키하고도 호소력 있는 특유의 음색으로 인기를 누리며 '사랑의 의지', '내 곁에 있어 줘', '방울새', '두고 온 고향', '오로지' 등의 곡으로 사랑받았다.
▶ 이수미 '여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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