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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을 빛낸 유행가

'벗님들'의 순수함과 서정성이 돋보였던 초기 음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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벗님들 1집 2집 3집 표지

항상 새로움을 추구하는 음악 시장에 과거 LP 시절의 주옥같은 레퍼토리를 새롭게 리마스터링하여 선보이는 것은 바야흐로 다음 세대를 위한 음악적인 재조명과 동시에 정비작업을 이루는 일이다.

 

특히 작품성과 희소성으로 말미암아 그동안 고가에 거래되고 있는 7, 80년대 LP 가요 명반

 

이 중에서는 절판됐다가 새롭게 출시되고 있는 것들도 상당수다. 또 LP판이 유행하던 시절 인기를 끌었던 명반도 CD로 복원돼 가요 팬들을 설레게 하고 있다.

 

오늘 소개할 음악은 소프트 록 밴드 '벗님들'의 초기 음반이다.

 

아름답고 서정적인 멜로디와 시정 어린 가사, 내성적 온화함과 수줍은 듯한 분위기로 1980년대를 뜨겁게 달군 명그룹 ‘벗님들’

 

아마도 1980년대 중반 학창 시절을 보낸 사람이라면 록 밴드 '벗님들'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아니 어쩌면 '벗님들'이라는 팀 이름보다는 '사랑의 슬픔', '짚시여인'이라는 노래 제목이 더 유명할는지도 모른다. 그만큼 그들의 노래가 히트했기 때문이다.

 

그들이 1979년~1984년에 발표된 초기 석 장(1집-3집)의 음반을 소개할까 한다.

 

벗님들 1집 음반 표지

 

사실 이들의 음악적 진정성을 십분 맛보기 위해서는 초기 시절의 음반만큼 제격인 것도 없다.

 

데뷔앨범에서 3집까지의 여정은 벗님들에겐 대중들로부터 주목받지 못한 가난의 시기였지만 음 하나하나에 각인된 순수하고 때 묻지 않은 인상은 언제 들어도 그 인간적 훈훈한 온기로 가득 차 있다.

 

이것은 ‘벗님들이라는 밴드명’, 즉 ‘벗’을 다정하게 이르는 우리말에서도 그러한 음악적 지향을 읽을 수 있으며, 초기 작품들이야말로 벗님들의 이러한 취지를 숨김없이 보여주는 것이다.

 

‘이치현과 벗님들’ 시기와는 또 다른 스타일의 ‘소박한 맛깔스러움’을 접할 수 있다는 점에서 re-issue CD음반으로 발매된 초기 세 장(1~3집)의 의미는 매우 크다.

 

'벗님들'은 1978년 동양방송에서 개최한 제1회 TBC 해변가요제에 참가하여 ‘그 바닷가’라는 곡으로 인기상을 받으며 세인의 주목을 받았다. 당시 제1회 해변가요제는 활주로, 블랙 테트라, 피버스, 징검다리 등 쟁쟁한 팀들을 다수 쏟아낸 국내 대중음악사에 길이 기억될 역대급 가요제였다.

 

벗님들이 포크 듀오에서 명그룹 라스트 찬스 출신의 드러머이자 보컬을 담당하던 이순남이 리더를 맡아 3인조 밴드로 재편을 시킨다.

이치현(보컬/기타)과 이현식(베이스)의 포크 듀오로 이루어진 '벗님들'은 이듬해 노만 기획의 박영걸 대표에게 발탁이 되어 가요계에 정식으로 입문하게 된다. 그리고 한국 록 음악 역사에 빼놓을 수 없는 명그룹 ‘라스트 찬스’ 출신의 드러머이자 보컬을 담당하던 이순남이 리더를 맡아 3인조 밴드로 재편을 시킨다.

 

1979년에 발표한 벗님들 1집 데뷔앨범은 보컬 하모니가 돋보인 ‘그대 창가에’를 비롯해 ‘또 만났네’, 매혹적인 가성의 ‘그대 손길’ 등 여러 곡을 수록하고 있다.

 

그중 ‘또 만났네’는 당시 벗님들의 존재를 돋보이게 하기에 충분한 곡이었다.

 

벗님들의 대표작 중의 하나인 ‘당신만이’를 비롯해 ‘꿈속에서’, ‘시골길’ 등을 수록한 1980년도 발표한 2집도 꾸미지 않은 소박한 멋스러움과 맛깔스러움이 함께 한 좋은 작품이다.

 

벗님들 2집 음반 표지

2집의 대표곡인 ‘당신만이’는 이치현이 당시 사랑하던 사람을 위해 쓴 곡이다. 당시 그룹이 자주 해산되었고 팀을 보강하기 위해 지방에 내려가곤 했다.

 

그러던 어느 날 대전의 한 야간업소에서 연주하며 동학사에서 거주하고 있던 이치현은 사랑하는 연인 - 그녀는 후일 그의 아내가 된다 - 을 그리워하며 이 곡의 멜로디를 단번에 떠올리게 되었다.

 

사랑하는 마음이 절절하다 보니 가사가 술술 나왔고 급히 서울로와 단번에 곡을 완성했는데 그것이 바로 ‘당신만이’였다.

 

감성을 자극하는 빼어난 멜로디, 그리고 시인을 능가하는 노랫말에서 이치현의 문학적 상상력이 어느 정도인지를 알 수 있게 한다.

 

벗님들 3집 음반 표지

 

이치현(기타), 이현식(베이스), 이순남(드럼)의 3인조 형태이던 벗님들은 이후 이치현의 고교 동창 김준기를 비롯해 김용식(키보드)-오원철(베이스)-김태영(드럼) 등의 5인조 라인업으로 재정비되어 1984년도에 3집을 공개했다.

 

3집은 향후 폭발적인 인기를 얻게 되는 ‘이치현과 벗님들’ 스타일의 사운드를 곳곳에서 접할 수 있는 작품이다. ‘그대 곁에’ 와 ‘오래전부터’가 그 좋은 예다.

 

이외에도 흥겨운 로큰롤풍의 ‘난 몰라’와 ‘느낌’ 등에서 이치현이 하고 싶었던 밴드 지향의 소프트록 사운드를 만끽할 수 있다.

 

앨범 수록곡에 전부 이용균이라는 본명이 쓰여 있는 게 “무척 쑥스러워서” 변화를 줄 필요가 있다고 여겨 이치현으로 개명할 만큼, 수줍음 많고 소박한 그의 이미지는 ‘벗님들’ 그 자체이기도 하다.

 

벗님들의 아름답고 서정적인 보컬 하모니는 이전까지 한국 그룹사운드에선 듣기 힘든 또 다른 체험이다.

 

보컬 하모니가 멋져 혹자는 벗님들을 가리켜 ‘한국의 비지스’, ‘아름다운 소프트록 그룹’이란 닉네임을 부여하기도 했다.

 

이들의 멋진 하모니는 바로 이 초기 세 장의 앨범에서 십분 만끽할 수 있다. 상업적 성공의 달콤함을 맛보기 이전의 순수 시대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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