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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을 빛낸 유행가

1950년대 후반, 서민들의 고달픈 삶을 노래한 박재홍 '유정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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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박재홍(1924년 ~1989년)

가련다 떠나련다 어린 아들 손을 잡고 / 감자 심고 수수 심는 두메산골 내 고향에 / 못 살아도 나는 좋아 외로워도 나는 좋아 / 눈물 어린 보따리에 황혼 빛이 젖어드네

세상을 원망하랴 내 아내를 원망하랴 / 누이 동생 혜숙이야 행복하게 살아다오 / 가도 가도 끝이 없는 인생길은 몇 구비냐 / 유정천리 꽃이 피네 무정천리 눈이 오네 (1959, 반야월 작사, 김부해 작곡)

박재홍의 '유정천리'는 영화 '유정천리'의 주제가로 만들어졌던 노래이다.

영화 '유정천리'는 1959년 죽림영화사에서 제작했다. 남홍일 감독의 이 영화는 1950년대 후반, 전쟁을 겪은 서민들의 고달픈 삶과 막막하던 심정을 실감 나게 다룬 영화이다.

영화 유정천리 포스터(1959년)

강원도 산골에서 살던 세 식구는 시골 생활이 싫어 무작정 서울로 떠나온다. 하지만 생계는 막연했다. 고향 선배의 소개로 운전학원에 다녀 택시 기사가 된 남편(김진규)은 새 직업을 갖게 된 기쁨을 아내(이민자)와 함께 나눈다.

하지만 곧 교통사고를 내고 감옥에 들어가게 된다. 아내는 남편 택시회사 동료(박암)와 바람이 나서 어린 아들(안성기)을 버려둔 채 자취를 감추었다. 어린 아들은 엄마 아빠를 찾아 눈물로써 나날을 보낸다.

아버지(김진규)가 형기를 마치고 출옥한다. 그들 부자는 거리에서 우연히 상봉했다.

아들(안성기)의 입을 통하여 아내의 소식을 들은 그는 몹쓸 아내를 원망하지만, 아들의 손을 잡고 노래 가사처럼 황혼이 비끼는 언덕길을 오르며 이렇게 외친다. '가자! 감자 심고 수수 심는 내 고향으로.'

영화도 인기가 있었고 주제가 '유정천리'도 영화 못지않게 어쩌면 영화를 뛰어넘는 더 큰 인기를 누렸다.

박재홍 유정천리 음반

특히 애수가 물씬 풍기는 박재홍의 이 노래는 한 실향민의 귀향을 노래하고 있다. 그는 '못 살아도 나는 좋아 외로워도 나는 좋아'하며 고향이 좋다고 주장한다.

과거 전후에 많은 농촌 사람들이 고향을 버리고 서울로 몰려들었던 사실을 알고 있다. 자연 서울 생활은 복잡해지고, 그날그날의 생계유지를 위해 바쁜 시간에 쫓겨야 했다.

더러 돈을 크게 벌어 적잖이 부자가 된 사람도 있지만 대부분 가난 속에 풀칠할 걱정만 해왔던 현실이었다.

아마도 이 노래는 그러한 어떤 가정의 이야기를 테마로 삼았는지도 모른다. 그런 절실한 노래의 분위기가 먹혀들었던지 크게 히트하였다.

가수 박재홍(1924년 ~1989년)

애초에 반야월은 영화 주제가용으로 작사하여 작곡을 김부해에게 의뢰했다. 그의 곡은 가사가 풍기는 페이소스 짙은 분위기를 적절하게 살렸다.

"눈물 어린 보따리에"란 얼마나 초라한 것이겠는가? 꿈과 희망에 부풀어 서울에 생존경쟁에 낙오한 낙제생일지도 모른다.

그러기에 그들은 서울을 버리고 "감자 심고 수수 심는 두메산골 내 고향"으로 미련 없이 떠나려고 한다.

▶박재홍 '유정천리' 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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