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쌍고동이 울어대는 이별의 인천항구 / 갈매기도 슬피우는 이별의 인천항구 / 항구마다 울고 가는 마도로스 사랑인가/ 정들자 이별의 고동소리 목메어 운다
2. 등대마다 님을 두고 내일은 어느 항구 / 쓴웃음 진 남아에도 순정은 있다/ 항구마다 웃고 가는 마도로스 사랑인가 / 작약도의 등대불만 가물거린다
3. 마도로스 수첩에는 이별도 많은데 / 오늘밤 글라스에 맺은 인연을 / 항구마다 끊고가는 마도로스 사랑인가 / 물새들도 눈물 짓는 이별의 인천항구 (1954, 세고천 작사·전오승 작곡)
위 노랫말은'김 트리오(Kim Trio)' 의 '연안부두'(1979)와 함께 '인천의 노래'로 선정된 가수 박경원(1931~2007)의 '이별의 인천항'이다.
발표된 지 68년이 지난 요즘에도 노래방에서 즐겁게 불리고 있는 이 노래는 한국전쟁의 폐허 속에서도 인천의 사랑을 그린 노래이다.
그것은 아마 폴카 풍으로 경쾌하면서도 가사가 주는 애절한 맛 때문인지 모르겠다.
특히 박경원의'이별의 인천항'은 1954년 작곡가 전오승이 당시 동국대 경제학과 2학년생 박경원과 함께 인천 앞 작약도에서 천막생활을 할 때 만들었다고 한다.
1954년 이 노래가 발표되자 당시 전파상에는 온종일 이 노래가 흘러나왔고 레코드점 앞에 가사를 적어놓고 노래를 틀면 지나가는 사람들이 이 가사를 보고 합창을 하기도 했다.
항구하면 마로도스를 연상한다. 이 마로도스는 한곳에 정박하면 길어야 1주일쯤 머물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이들의 사랑은 짧고 뜨거우며 맹렬하기로 정평이 있다.
그러나 여자 쪽 사정으로선 그렇지가 못하다. 언제 회항에 올지 기약 없는 사나이들이지만 한번 주었던 사랑에의 추억으로 번민의 밤을 보내기 일쑤이다.
이 곡은 이러한 무드를 효과적으로 표현하여 슬픔을 털어내듯이 이별마저도 경쾌한 곡조로 만들어졌다.
악보는 6소절로 나뉘어 있지만, 가사의 호흡은 4소절로 나누어 봄직하다. 이들 4소절 가운데 한마다씩 반드시 들어 있는 단어가 있다. '울어대는', '슬피 우는', '울고 가는', '목메어 운다'는 단어이다.
전오승이 작곡하고 박경원이 노래를 불렀는데 재미있는 것은 은방울 자매가 부산의 항구 출신이라 하여'삼천포 아가씨'를 불렀던 것과 마찬가지로 박경원도 인천 토박이여서 이 노래를 받았다는 것이다. 역시 은방울 자매와 마찬가지로 이 곡도 크게 히트하여 압도적인 성공을 거두었다.
박경원은 이 곡으로 가수로서의 기반을 잡았던 셈이고, 또한 전오승이 오로지 박경원을 위해서 작곡했던 것이다.
특히 1999년 10월에 인천광역시는 인천의 대표곡으로 이 노래를 선정해 월미도 문화의 거리에 노래비를 세우기도 했다.
▶ 박경원 '이별의 인천항' 감상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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