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운 건 너'로 잘 알려진 한국 소울 사운드의 대표 그룹 데블스(DEVILS)는 1968년 리드기타 김명길을 중심으로 결성된 팀으로 ‘소울대왕’으로 불리며 퍼포먼스에도 능한 그룹이었다.
같은 시기 활동한 신중현, 키보이스, 히식스 등에 비해 명성은 부족했으나 1980년대 초반까지 활약하며 이은하(밤차), 정난이(제7광구), 지다연(동반자) 등의 레코드 반주를 담당하기도 했다.
이들이 대중에게 본격적으로 알려진 것은 1970년 7월의 제2회 플레이보이컵 쟁탈 보컬 그룹 경연대회에서 구성상을 받으면서 부터이다.
이 대회에서 신중현과 퀘스천스, 펄씨스터즈, 김추자 등이 우정 출연하였으며 경연 결과 최우수상은 히식스, 우수상은 라스트 찬스가 차지했다.
해골 복장으로 관을 끌고 나와 파격적인 퍼포먼스를 펼쳐 구성상을 받은 데블스의 모습은 2007년에 개봉한 조승우 주연의 “고고 70”에 잘 묘사되어 있다.
한편으로 이 영화의 실제 모델이기도 했던 팝칼럼리스트 서병후는 내용에 사실왜곡이 심하다고 비판하였다.
성공적인 무대 데뷔 후 1971년에 발매된 데블스 1집에는 ‘제2회 프레이보이 보컬그룹경연대회 구성상, 가수왕상(연석원) 수상’을 이력으로 내세우고 있다.
활동 당시 참신한 무대매너와 출중한 연주력으로 관객을 사로잡았던 데블스(DEVILS)는 창작 히트곡을 가진 몇 안 되는 록밴드라는 점에서 다른 록밴드와는 차별성을 갖는다.
1974년 '철창 커버'로 알려진 2집 앨범에서 1970년대 블랙 그루브의 열기를 가득 담고 있는 그들의 최고 히트곡 “그리운 건 너”, “몰라요 몰라”가 1975년 크게 히트하면서 데블스의 활동은 절정기를 맞았다.
특히 데블스는 브라스를 보강하여 다른 밴드와 분명한 차별성을 가지는 그들만의 색깔을 가진 팀이었다.
그것은 에디 플로이드(Eddie Floyd)의 'Knock On Wood'같은 흑인 음악인 소울 음악이었던 것이었다.
당시 흑인음악은 미8군 무대에서 흑인 병사들을 위해 연주했지만 일반 무대에서는 흑인에 대한 거부감 때문에 좀처럼 연주하지 않던 음악이었다.
탁난희는 누구일까?
1971년에 발매된 데블스 1집에는 ‘제2회 플레이보이 보컬 그룹경연대회 구성상, 가수왕상(연석원) 수상’을 이력으로 내세우고 있다.
하지만 이상하다. 1971년 7월 9일자 동아일보에 실린 대회 광고에서는 참가팀명에 “데빌스(탁란희)”로 표기되어 있기 때문이다. 무슨 사정이 있었는지 모르겠다.
인터넷으로 검색하면 사진조차 찾을 수 없어 만족스러운 결과가 나오지 않는다. 음반으로 발표한 곡도 2곡 외 찾기 어렵고 네이버 신문검색을 해봐도 1970년에 2건의 출연 기사 외에는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갈증을 풀어줄 자료는 어디엔가 있는 법이다.
1969년에 데블스는 브라스를 보강하여 점차 다른 밴드와 분명한 차별성을 가지는 그들만의 색깔을 갖추어간다.
이런 색깔은 1980년에 녹음된 “제7광구”의 반주에도 선명하게 남아있다. 1968년의 데블스는 아직 그런 색깔을 갖추기 전이었다.
브라스의 색깔이 두드러지지 않던 1969년의 어디쯤인가 위치하는 데블스의 연주에 탁난희의 노래가 남아있다. 창작곡은 아니지만 밴드 음악으로 재해석한 “단장의 미아리고개”이다.
아마 신문광고처럼 플레이보이컵 쟁탈 전국보컬 그룹대회에 탁난희가 참여하여 이렇게 노래했다면 어떤 퍼포먼스가 펼쳐졌을지 궁금하다.
▶ 그리운 건 너, 밤차, 제7광구, 단장의 미아리고개 - 데블스 (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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