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ogle-site-verification: google00ba2143d583234e.html 호동왕자와 낙랑공주의 비극적인 사랑을 담은 박재홍 '자명고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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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을 빛낸 유행가

호동왕자와 낙랑공주의 비극적인 사랑을 담은 박재홍 '자명고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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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명고 사랑이 실린 박재홍 음반 표지

호동왕자 말채쭉은 충성 충자요 / 모란 공주 주사위는 사랑 애잘세 / 충성이냐 사랑이냐 쌍갈래 가슴 / 이리 갈까 저리 갈까 별도 흐리네

자명고를 찢고서야 웃어본 공주 / 승전고를 듣고서야 울어본 왕자 / 사랑 팔아 충성을 산 호동의 가슴  / 울어봐도 웃어봐도 모란은 없네

공주님의 무덤 위에 피는 꽃잎은 / 왕자님의 가슴 속을 헤치는 원한/ 팔척 장검 둘러잡고 노리는 별은 / 일편단심 매듭지는 직녀성일세

낙랑의 자명고를 둘러싼 호동왕자와 모란 공주의 설화는 오늘날 모를 사람이 없을 정도로 알려진 이야기이다. 

위 노랫말의 제목에 등장하는 '자명고'는 적의 침공을 받으면 스스로 울린다는 신기한 북이다.

 

적이 쳐들어오면 스스로 소리를 내며 낙랑군이 대비할 시간을 벌 수 있었기에, 적의 입장에서는 이 북을 파괴해야만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다.

 

박재홍 노래선집 음반 표지 1960년 서울 레코드


그 자명고를 찢어야만 큰 뜻을 이루 수 있는 호동왕자, 그리고 사랑하는 이를 위해 자명고를 찢으면 나라나 자기나 모두가 멸망할 줄 알면서도 사랑하는 이를 위해 자명고를 찢는 모란 공주, 끝내 모란 공주의 시체를 안고 남자의 눈물을 뿌려야 하는 호동왕자.

신물 자명고를 둘러싼 두 남녀의 극적인 이야기의 반전과 비극적인 최후가 그려주는 비극적인 아름다움은 우리 가슴을 무척이나 감동케 했다. 

 

박재홍 가요힛트집 제1집 음반 표지 1961년


그러나 이야기는 이러한 비극에서 끝날 수 없는 또 하나의 것을 가지고 있다.

그것은 이 설화가 대의를 따르는 데에 남자의  길이 있고, 사랑을 따르는 데에 여인의 길이 있다는 투철한 동양적인 인생관을 반영하고 있다는 것이다. 

충성과 사랑의 갈등 끝에 남자는 충성을 택하고, 아낙은 사랑을 택한다는, 당연히 걸어야 할 길을 걸으면서도 끝내 겪어야 하는 비극의 부조리는 과연 누구의 책임으로 돌려야 하는지 당연했던 기억이 다시 새롭다. 

 

박재홍 비 오는 나룻터 10인치 음반 표지 1961년 대도 레코드


노래 "자명고 사랑"은 이 자명고의 설화를 소재로 한 것이다. 충성을 위해 사랑을 버리는 남자의 모습도 의연하거니와 그에 못지않게 사랑을 위해 모든 것을 바치는 여인의 모습도 거룩하다. 

노랫말은 이러한 두 개의 인간상을 간략하면서도 감동적인 것으로 충분히 그려낸 작사가 '고려성'이다. 

 

한편 작곡은 갈등 속의 사랑의 비극을 감미로우면서도 고고한, 비극적인 아름다움이 넘치는 선율로 표현한 작곡가 '김교성'이다. 

 

영화주제가 심정이 실린 박재홍 10인치 음반 1959년 국제 레코드


1949년 가수 박재홍의 노래로 서울레코드사에서 출반된 음반은 크게 히트, 70여 년이 지난 오늘날까지 잊을 수 없는 노래로 만들고 있다. 

이 노래를 남기고 세상을 떠난 작곡가 김교성은 사단법인 대한 레코드 작가협회 초대회장을 역임한 가요계의 원로, 지금도 그가 남긴 많은 노래가 불리는 것을 들을 때 '인생은 짧고 예술은 길다'는 말을 실감하게 된다. 

 

▶ 박재홍 '자명고 사랑' 감상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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