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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싱한 국악 이야기

'성불사'의 깊은 밤의 풍경을 간직한 가곡 '성불사의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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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곡 성불사의 밤이 수록된 맹원식 재즈밴드 음반

성불사 깊은 밤에 그윽한 풍경 소리 / 주승은 잠이 들고 객이 홀로 듣는구나 / 저 손아 마저 잠들어 혼자 울게 하여라

 

댕그렁 울릴 제면 더 울릴까 맘 졸이고 / 끊일 젠 또 울리라 소리 나기 기다려져 / 새도록 풍경 소리 데리고 잠 못 이뤄 하노라

 

위 노랫말은 노산(鷺山) 이은상 선생의 시에 홍난파 선생이 곡을 붙인 가곡 '성불사의 밤'이다.

 

'성불사의 밤'은 북한 황해북도 봉산군 정방리 정방산(正方山)에 있는 절 성불사(成佛寺, 북한국보 31호)를 배경으로 만들어진 곡이다.

 

이 노래는 1933년 작곡가 홍난파 가곡 작품들을 묶은 ‘조선가요 작품집’을 통해 처음 발표됐다.

 

경남 마산 출신의 이은상이 1930년대에 쓴 ‘금강산기행시’ 중의 한 시조로 조시가 노랫말로 쓰여 이채롭다. 작시자(作詩者), 작곡자가 절에서 느낄 수 있는 적막감을 혼연일체가 된 듯 잘 담아낸 곡이다.

 

우리나라 가곡의 최고봉’으로 꼽힌다. 홍난파가 미국 유학 때인 1932년 경남 마산 출신 노산 이은상의 시조가 마음에 들어 작곡했다고 전해진다.

성불사의 밤이 수록된 가곡 음반

특히 노래에 나오는 '성불사'는 이름 그대로 '부처를 이루는 절'이라는 뜻이다. 신라말기인 898년(효공왕 2년) 도선국사가 창건했다고 전해지는 곳으로 우리나라 31본산에 속했던 큰 절이다.

 

작곡도 그렇지만 가사도 어떤 도통한 분위기를 짙게 풍겨 준다. 그것은 동양 정신이다. 모두가 공(空)이요 무념 무사한 불타의 경지이다.

 

자정이 훨씬 넘은 어느 절간, 바람에 풍경이 울린다. 승려들도 잠이 들어 고요한데, 객이 혼자 잠 못 들며 듣고 있다. 삼라만상이 적막강산의 어둠 속이다.

 

여기에 자타불이의 세계가 열린다. 태고 이전의 그 소름 끼치는 침묵, 그리하여 객마저 잠들어 세계와 우주는 그 본래의 공허로 돌아간다.

성불사의 밤이 수록된 한국가곡전집 음반

“성불사 깊은 밤에 그윽한 풍경소리” 그것은 해가 지면서 사라지는 광명, 그리고 겹겹이 짙어져 가는 어둠은 육중하게 온 누리를 덮어 오는 풍경을 암시해 주고 있다.

 

“주승은 잠이 들고 객이 홀로 듣는구나!” 태고의 정적 가운데에서도 역시 착잡할 수밖에 없는 인간의 고뇌를 말하는 것 같다. 밤은 깊어지고, 짙어지는 암흑 가운데에서 비정적인 요물과 악귀들이 꿈틀거리기 시작하면서 정과 사의 알력이 묘사된다.

 

이러한 알력이 절정에 이르면서 스님이 잠든 틈을 타서 난무하기 시작하는 요물들의 소동이 전개되고 있다. 이어서 온갖 번뇌와 사심, 그리고 요마와 잡귀가 난무하는 소동을 묘사하면서 이 곡의 본질을 만끽해 주고 있다.

 

그러나 사신과 요마와 악귀들은 결국 다가오는 여명 앞에 그 자취를 감추어야 하는 모양이다. 점차 밝아오는 성불사의 새벽 앞에서..., 그것은 추상적인 관념의 세계와 함께 현실적으로 존재하는 심심 산중 절간의 밤을 묘사하고 있다.

가곡 성불사의 밤을 부른 대중가수 문정선

노래가 유명해지자 같은 제목의 영화 ‘성불사의 밤’(Night of Seongbul Temple)도 만들어졌다. 1970년 개봉된 이 영화는 박남주 각본으로 김화랑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한국예술영화사가 제작했다. 문희, 신성일, 박병호 등이 출연했다.

 

▶가곡 성불사의 밤 감상하기

 

■ 성불사의 밤 / 백남옥

 

 

 성불사의 밤 / 이생강(대금), 김광석(기타)

 

 

 성불사의 밤 / 문정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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