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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을 빛낸 유행가

제목부터 문학적 내음을 풍기는 이 노래, 정훈희 안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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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훈희 안개가 실린 음반 표지

 홀로 걸어가는 / 안개만이 자욱한 이 거리 / 그 언젠가 다정했던 / 그대의 그림자 하나 / 생각하면 무엇하나 지나간 추억 / 그래도 애타게 그리는 마음 / 아~아~그 사람은 어디에 갔을까/ 안개 속에 외로이 하엽없이 / 나는 간다 / 돌아서면 가로막는 낮은 목소리 / 바람이여 안개를 걷어 가다오 / 아~ 아~ 그 사람은 어디에 갔을까 / 안개 속에 눈을 떠라 눈물을 감추어라 (박현 작사·이봉조 작곡)
 
안개!
 
제목부터 사뭇 문학적 내음을 풍기는 이 노래는 정훈희의 데뷔곡이자 대표곡이다.
 
음악과 문학에서의 소재 가운데 '낙엽' 다음으로 매력 있는 소재가 '안개'라고 생각을 한다. 안개란 개념은 상당히 동양적인 것인 동시에 한국적인 것이다.
 
동양화에서 농촌, 강촌의 풍경에는 으레 비 온 뒤 피어오르는 자욱한 물안개와 산안개가 덮여 있음을 발견한다.
 
안개가 가령 사랑과 연결된다면 더욱 로맨틱한 상상력이 그려진다. 사랑도 보통 사랑이 아니라 비탄, 애련, 실연 등의 짜릿한 감정이 첨가되면 그야말로 금상첨화일 것이다.
 

전성기 시절 가수 정훈희

가수 정훈희의 목소리는 참 특이하다. '김상희'가 동물성이고 '이미자'가 식물성이라면 '정훈희'의 목소리는 다분히 광물성에 가깝다.
 
처음 듣게 되면 아주 따가운 느낌을 받는다. 동시에 무척 차갑다. 그러나 '정훈희'의 매력은 바로 이런 감각이라고 생각한다.
 
'안개'는 1967년에 발표된 정훈희의 데뷔곡이자 대표곡이다. 수많은 작곡가와 가수가 콤비를 이뤄 최상의 곡을 히트시킨 전례가 많다. 박시춘, 남인수가 그렇고 이재호, 백년설이 그렇듯이 이 곡 또한 이봉조와 정훈희가 콤비를 이뤄 만든 히트곡이다.
 

제1회 도쿄국제가요제에서 '안개'를 열창하고 있는 가수 정훈희(1970년)

'안개'는 원래 남성 사중창단 쟈니브라더스가 먼저 불렀던 미완성곡을 보완하여 당시 여고 1학년이던 정훈희에게 부르게 했다.
 
MBC 라디오 박진현 PD가 노랫말을 쓰고 이봉조 선생이 곡을 붙인 작품이다.
 
정훈희는 이 노래로 팝스타일의 창법을 구사하는 신인 여가수로 주목받으면서 스타덤에 올랐다.
 
어느 거리인지는 모르지만, 실연당한 여인이 안개가 자욱한 거리를 거닐며 추억에 잠기게 된다.
 
사랑했던 남자는 어딘가로 떠나가 버렸다. "생각하면 무엇하나" 하지만 연인에 대한 "애타는 마음"으로 그녀는 발걸음이 무겁다. 그리고 안개빛의 쓸쓸한 멜로디, 그러기에 더욱 혼자 걷는 외로움을 잘 묘사하고 있다.
 
이 노래가 히트하자 노래를 소재로 한 영화도 나왔다.
 

김승옥의 소설 무진기행을 원작으로 한 영화 '안개'(신성일/윤정희)
김승옥의 소설 무진기행을 원작으로 한 영화 '안개'(신성일/윤정희)
영화 속에서 정훈희의 노래에 맞춰 윤정희가 립싱크하는 장면

무진에 명산물이 없는 게 아니다. 나는 그것이 무엇인지 알고 있다. 그것은 안개다. 아침에 잠자리에서 일어나서 밖으로 나오면, 밤 사이에 진주해 온 전군들처럼 안개가 무진을 삥 둘러싸고 있는 것이었다. 

무진을 둘러싸고 있는 산들도 안개에 의하여 보이지 않는 먼 곳으로 유배당해 버리고 없었다. 안개는 마치 이승에 한이 있어서 매일 밤 여귀(女鬼)가 뿜어 내놓은 입김과 같았다. (김승옥의 단편소설 ‘무진기행’ 중)

 
1967년 영화감독 김수용이 김승옥의 소설 ‘무진기행’을 원작으로 한 문예 영화 '안개'(신성일/윤정희/이빈화, 원작: 김승옥作 '무진기행)를 만들면서 이봉조가 쓴 주제가를 정훈희에게 부르도록 했다.
 
영화 속에서 정훈희의 노래에 맞춰 윤정희가 립싱크했다.
 
특히 정훈희는 ‘안개’로 1970년 제1회 도쿄 국제가요제에서 ‘월드 베스트 10’에 뽑혔다.
 

■ 안개 - 정훈희 / (19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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