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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을 빛낸 유행가

오랜 세월이 흘러 추억으로 남겨진 가수 혜은이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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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문화방송 10대가수 가요제에 출연해서 진짜진짜 좋아해를 열창하고 있는 혜은이(1977년)
MBC문화방송 10대가수 가요제에 출연해서 진짜진짜 좋아해를 열창하고 있는 혜은이(1977년)

가수 혜은이(본명. 김승주)는 1970년대 중반 가요계에 데뷔한 가수 중 노래 잘하고 얼굴 예쁜 소녀풍의 여가수였다. 부드럽고 깜찍한 외모에 고운 한글 이름, 그리고 맑고 고운 음색은 애잔한 분위기에 그치지 않고 호소력 짙은 목소리가 참 매력적이었다.

 

흑백 TV 화면 속에서 '당신만을 사랑해'를 부를 때면, 남성 팬들의 보호본능을 자극하는 앳된 소녀풍의 이미지와 특유의 섬세하고 가녀린 목소리는 한 마리 애처로운 사슴이 따로 없었다.

 

그녀는 방년 스물세살에 톱스타의 반열에 오르게 된다. 아마도 아이돌 스타의 원조 격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당시 그의 팬은 중고생, 대학생, 군인으로 한정되지 않았다. 30~40대 이상의 성인 층에까지 폭넓은 인기를 끌었다.

 

사실 혜은이를 일약 가요계의 신데렐라로 주목받게 한 배경에는 당대 최고의 작곡가 故 길옥윤이 있었으며, 당시 패티김과의 이별 후 실의에 빠져있던 '길옥윤'은 혜은이를 통해 자신에 대한 음악의 혼(魂)과 열정을 다시 한번 불사르려 했다.

1979년 나훈아쇼에 출연하여 제 3한강교를 열창하고 있는 혜은이

 

KBS한국 방송 100분쇼에 출연하여 새벽비를 열창하고 있는 혜은이(1979년)
MBC문화방송 웃으면 복이 와요에 출연하여 새벽비를 열창하고 있는 가수 혜은이(1979년)

그리고 그녀가 당대 톱스타로 사랑받던 또 다른 이유는 그녀의 끊임없는 변신 노력 때문이었다. 그는 데뷔 초 애처로운 사슴 풍의 소녀적인 이미지에 머물지 않고 이후 디스코 풍의 노래 '제3 한강교, '새벽비' 등을 통해 화려한 율동과 과감한 의상을 선보이며 관능적인 이미지로 탈바꿈하는 데 성공하기도 했다.

 

특히 신나는 디스코 리듬에 젊은이들의 꿈과 사랑을 실어낸 '제3 한강교'는 1979년 1월 발표해 선풍을 일으켰다. 혜은이는 이 노래로 그해 각종 가수상을 휩쓸었고 동명의 영화도 제작됐다. 당연히 영화 주연은 혜은이였고 이 노래는 주제가로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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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80년대 제주도를 상징했던 노래 '감수광'

1978년 10대가수 가요제에 출연하여 감수광을 열창하고 있는 혜은이
KBS한국 방송에 출연하여 감수광을 열창하고 있는 혜은이(1978년)

바람부는 제주에는 돌도 많지만 / 인정많고 마음씨 고운 아가씨도 많지요 / 감수광 감수광 나어떡할렝 감수광 설릉사랑 / 보낸시엥 가거들랑 혼조옵서예

 

겨울 오는 한라산에 눈이 덮여도 / 당신 하고 나 사이에는 봄이 한창이라오 / 감수광 감수광 나어떡할렝 감수광 설릉사랑 / 보낸시엥 가거들랑 혼조옵서예

 

어쩌다가 나를 두고 떠난다해도 못잊어 / 그리우면 혼자 돌아옵서예 감수광 감수광 / 나어떡할렝 감수광 / 설릉사랑 보낸시엥 가거들랑 혼조옵서예

 

과거 1970년 말까지만 해도 제주는 신비한 땅이었다. 바람이 다르고 돌멩이가 웅숭웅숭 박혀있고, 동아줄로 묶인 초가가 정겹고, 비바리들이 바다를 꽉 메우는 곳. 이것이 외지인들이 보는 제주의 모습이었다.

 

작곡가 '길옥윤'은 제주 출신인 그녀에게 제주를 위한 노래를 만들어 주었는데, 이 노래가 바로 '감수광'이다. '감수광' 은 <제주사투리로 가십니까> 란 인사말이지만 그 의미에는 이별을 담고 있다. 감수광 감수광 하는 반복되는 노랫말은 바로 꼭 이별해야만 하느냐는 제주 여인들의 한이 담겨 있다.

 

특히 제주에는 옛날부터 이별의 노래가 많았다. 조선 시대 제주에 왔던 임제(林悌. 1549-1587)가 제주여인들의 애절한 이별을 노래한 송랑곡(送郞曲) 에서부터 6.25전쟁 후 탄생한 가곡 "떠나가는 배" 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이별의 노래가 불리어 왔다.

 

이 가운데 감수광은 현재 가장 많이 알려진 제주의 이별 노래중 하나가 됐다. 그리고 2014년에는 제주시 산지천 분수광장에 혜은이의 히트곡이 흘러나오는 '감수광 노래비'가 건립되었다.

MBC문화방송 10대가수 가요제에 출연해서 진짜진짜 좋아해를 열창하고 있는 혜은이(1977년)
1977년 MBC문화방송 최고 인기 가수상을 받은 가수 혜은이

지난 1990년대 인기 소녀그룹 핑클이 리메이크 앨범의 타이틀곡으로 그녀가 불렀던 '당신은 모르실 거야'를 선보였다. 이 노래는 당시 중학생 또래의 핑클 팬들을 새롭게 열광시켰으며, 올드팬들에게 옛 향수를 불러일으켰다.

 

하지만 원곡을 부른 가수 '혜은이'는 맑고 청순한 소녀 이미지에서 지금은 정숙한 어머니라는 중년의 모습으로 변해있다. 그러나 세월이 흐른 지금, 올드팬들의 뇌리에 떠올려지는 그녀의 인상은 데뷔 초의 그 청순한 모습과 전성기 때의 화려함 속에 쇼적인 감각도 풍부한 가수 '혜은이'로 기억되고 있을 것이다.

 

그것은 '당신을 모르실 거야', '제 3한강교','새벽비','이별의 종점','열정' 등 그녀의 노래 속에는 혜은이의 모든 것을 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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